용맹함과 자유로움의 아이콘 - 폭스바겐 투아렉 시승기.
폭스바겐의 대형 SUV, 투아렉. `투아렉`이라는 이름은 그 이름은 서아프리카의 `투아레그` 족에게서 가져왔다. 투아레그 족은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알제리, 말리, 니제르 등지에 거주하고 있는 베르베르 계통 민족으로,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많은 유목민이기도 하다. 이들은 고유의 문자와 언어를 사용하며, 독특한 문화적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들은 유럽인들에게 `죽음의 전사`라 불릴 정도로 용맹한 민족이었다.
투아레그 족이 가진 용맹하고 자유로운 `사막의 유목민` 이미지를 차용한 폭스바겐 투아렉은 현재 2세대 모델이 판매중이고, PL52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2009년의 다카르 랠리에서 디젤 경주차 최초의 우승은 물론, 09~11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시승한 폭스바겐 투아렉은 V6 TDI 블루모션 모델로, 3.0리터 V6 TDI 엔진과 아이신제 8단 자동 변속기 구성의 파워트레인에 상시 4륜구동인 4모션 시스템이 장착된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7,700만원.
투아렉의 첫 인상은 수수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남는다. 전장X전폭X전고가 4,795 X 1,940 X 1,735mm에 이르는 우람한 체구와 단순함을 모토로 하는 폭스바겐 특유의 스타일링이 더해져, 간결하면서도 강단 있는 인상을 준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초대 투아렉과 비교해도 큰 변화를 겪은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단순하고 정돈 되어 있으며, 단단하고 듬직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과도하게 꾸미거나 드러내는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고, 딱히 모난 구석 없이 유연한 선과 면을 이루고 있다. 한참 아래 급인 티구안과 앞모습이 비슷한 탓에, 간혹 두 차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투아렉 쪽이 덩치가 훨씬 크고 좀 더 정돈된 느낌을 준다.
투아렉은 201mm의 최저 지상고와 2,893mm의 휠베이스를 가지며, 26도의 접근각과 이탈각, 그리고 21도의 램프각을 지니고 있다. 휠은 19인치의 Girona 알로이 휠을 사용하며, 타이어는 265/50 R19 규격의 휠을 사용한다.
단정하고 수수하면서도 강단 있는 느낌을 주었던 외모에서 받은 인상은 실내에도 이어진다.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투아렉의 인테리어는 단순하고 명쾌한 구성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중앙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필요한 기능들이 한데 모여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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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7세대 골프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일견 유사하나, D컷 스타일이 아닌, 일반적인 원형 림을 사용하고 있다. 가느다란 림은 손에 쏙 들어 오는 그립감을 제공한다. 계기판은 전형적인 폭스바겐 스타일의 단순하고 명료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가독성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계기판의 디스플레이는 한글까지 지원한다. 우측에 배치된 속도계는 0~60km/h까지가 10km/h 단위로, 60~220km/h까지는 20km/h 단위로, 220~280km/h까지는 30km/h 단위로 나뉘어져 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모든 기능이 모여 있는 투아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중앙 8인치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내비게이션, 미디어 플레이어, 라디오, DMB, 블루투스 등을 지원하며, 차량 운행 정보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는 사외품이 아닌,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투아렉의 크고 두툼한 앞좌석은 너무 무르지도, 너무 단단하지도 않은 적당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으며,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은 요추 받침 외에도 사이드 볼스터까지 조정 가능하다. 앞좌석은 3단계의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전반적으로 공간이 넓기 때문에, 운행 환경 또한 쾌적한 편이다. 뒷좌석도 앞좌석과 비슷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으며, 3단계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머리, 어깨, 다리 공간 모두가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어, 가족용 SUV로서 하등의 손색이 없는 넉넉함을 자랑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0리터를 제공한다. 6:4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642리터까지 공간이 늘어난다. 가운데 부분을 접어서 스키쓰루 기능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뒷좌석은 트렁크룸 우측의 버튼을 이용하면 굳이 뒷좌석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좌석을 접을 수 있다.
시승한 투아렉은 V6 TDI 블루모션 모델로, 3.0리터 V6 TDI 엔진과 아이신제 8단 자동 변속기 구성의 파워트레인에 상시 4륜구동인 4모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3.0리터 V6 TDI 엔진은 245마력/3,750~4,000rpm의 최고 출력과 56.1kg.m/1,400rpm~3,1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3.0 V6 TDI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힘은 자동 8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거쳐,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4모션을 통해 각 구동륜에 전달된다.
V6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삼는 투아렉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대형 SUV로선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승차감은 좌석의 감촉과 같이, 너무 단단하지도 지나치게 무르지도 않은 적당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잡다한 요철은 유연하게 넘겨주고, 큰 요철에서는 다소 크게 반응한다. 단단함이 느껴지는 차체와 섀시는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3.0리터 디젤 엔진을 지닌 투아렉의 가속력은 준수한 편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공차중량만 2,380kg에 이르는 거구가 힘차게 추진을 시작한다. 100km/h는 3단에서 나오며, 0-100km/h 가속 시간은 8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3.0리터 TDI 엔진은 생동감이 살아 있으며, 고속에서도 쉽사리 지치지 않는다. 엔진은 가속 페달의 조작에 따라 생기 있는 반응을 보이며, 든든한 구동계는 공차중량만 2.4톤에 육박하는 투아렉을 순발력 있게 밀어 붙여 준다.
투아렉은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든든한 느낌을 주는 차체와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경계에 선 하체 덕에, 투아렉은 급격한 곡률의 회전구간에서도 쉽사리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다. 무거운 데다, 무게 중심이 높은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투아렉의 운동 능력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세단과 다소 비슷한 느낌으로 코너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돌파해 나간다. 물론 둔중한 덩치를 완전히 잊어버리기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동급에서는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온로드 주행에서의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이야기다.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다소 느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성능은 준수한 편이다. 브레이크 페달은 밟을수록 제동력이 비례하여 상승한다.
투아렉은 외견 상으로는 깔끔하고 말쑥한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로드에서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SUV로서는 다소 넉넉한 수치인 200mm 이상의 최저지상고와 25도 이상의 접근각과 이탈각을 확보했다. 덕분에 일반적인 도심형 SUV들보다는 험로에서의 운행이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튼튼한 차체는 물론,